페루(2000)

[페루]파라카스

제로미의 2005. 3. 6. 19:31

2000년 5월12일(금요일)…파라카스

오늘의 일정은 간단했다. 아침 일찍 식사를 하고 8시에 페드로를 만났다. 물개가 많이 살고 있다는 Isla Ballestas섬에 갔다 오기만 하면 된다. 8시에 섬으로 향하는 배에 올라탔다. 페드로는 추울 수도 있으니 옷을 든든하게 입으라고 한다. 이 투어는 2시간짜리이다. 30분 정도 가서 1시간 관광하고 돌아오는 코스다. 그 섬은 자연환경 보호를 위해 사람들이 상륙할 수는 없다고 한다. 가는 길에 촛대 그림이 있는 섬에서 배는 잠시 멈추었다. 섬 전체에 커다란 그림에 우리는 탄성을 질렀다.

 

웅대한 규모로 보든 어떻게 해서 그렸는지 알 수 없는 점으로 확실히 칸델라브러(가지 달린 촛대)는 나스카의 지상 그림과 비슷하다. 칸델라브러의 별칭으로는 삼지창, 촛대, 세 개의 십자가, 등대, 남미의 선인장, 파라카스의 지상그림, 고대 아메리카의 삼위일체 등이 있다. 규모면 때문인지 나스카의 지상그림이 생각났다. 파라카스에서 나스카 평원까지는 불과 2백 킬로미터 떨어진 거리다. 

스페인 사람들은 모래에 새겨진 상징을 그들의 성스러운 원정이 나아갈 길을 가리키는 하늘의 계시로 간주. 십자가로 보고 신의 가호를 나타내는 길조라고 기뻐하였다고 한다. 어떤 시대에 그려졌는지조차 알 수 없다. 페루는 어느 곳이든 고대 문명과 함께 수수께끼를 간직하고 있는 듯하다.

애국가가 나오는 동해 바다의 멋진 풍경을 연상시키는 섬에 도착하였다. 기암괴석과 그 곳에 떼지어 살고 있는 조류를 지나 가니 물개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많이 살고 있는 섬을 지나게 되었다. 물개가 시끄럽다는 사실, 가족끼리 모여 있는 물개, 물에서 놀고 있는 물개, 사랑을 속삭이는 듯한 물개 들을 보았다. 1시간 가량 섬을 둘러보고 파라카스로 돌아왔다. 원래는 더 많은 물개가 살았는데 작년의 라니냐 현상으로 물개가 줄었다고 요즘 다시 늘어난 거라고 한다.  해변에 도착하니 페드로가 있었다. 설문조사를 하였다. 페드로와는 헤어지고 리마로 갈 버스는 오후 4시15분이었다.  

지금부터 여유로운 시간이 우리를 맞았다. 샤워를 하고 집으로 돌아갈 짐을 챙겼다. 실수로 나스카에서 사 왔던 기념품 세라믹을 떨어뜨려 버리고 와야 했다. 아쉬움은 컸으나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C의 짐 중 우리가 가져가야 할 것을 받았다. CD와 책 등이었다. 어느 휴양지에 온 듯한 착각 속에 예쁜 풍광 속에서 한가로운 시간을 보냈다. R이 가져온 이문열 소설을 이 시간 동안 읽었다. 책을 보기도 하고, 잠을 자기도 하고 충분한 휴식시간을 갖고 오후 4시 15분 리마로 가는 버스에 올랐다. 

여행이 서서히 끝나가고 있었다. 짧은 기간동안 많은 것을 보았고 오랫동안 마음에 남을 것 같다. 8시10분에 리마에 도착했다. 역시 리마는 교통체증이 대단하다. 리마에 내려 잠시 있으니 다니엘이 마중을 나왔다. 다니엘이 우리를 데려간 곳은 한국식당. 이 곳에서 다시 J를 만나 김치찌개로 저녁을 먹었다. J는 우리에게 피스코 한병씩 선물로 주었다. 이제까지 챙겨준 것만으로도 고마운데 선물까지…  J에게 나스카에서 본 ‘호기심’이라는 글자에 대해 얘기했더니 누가 그랬는지 모르겠다며  97년 여름 우리나라의 한 광고회사가 나스카 유적의 착륙 금지구역에서 CF촬영을 하다 새 그림의 일부를 훼손시켰다는 외신보도가 전해져 국제적 망신을 사기도 했으며 벌금까지 냈다며 페루인에게 얘기하지 말지 그랬느냐고 한다. 이때까지는 신기하기만 했던 사실이 갑자기 부끄러운 사실로 변하였다. 창피한 일이다. 설마 유적지에 쓰지는 않았겠지…

11시30분 공항으로 향했다. 그 곳에서 다니엘고 헤어졌다. 그동안 고마웠어요… 인사도 제대로 못한 채… C는 오늘 J의 집에서 자기로 하고, 우리는 수속을 밟았다. 출국신고시 입국때 용지를 제대로 보관하지 못해 한국인의 도움으로 통과할 수 있었다. 우리는 가지고 간돈보다 더 많은 비용을 써서 돈 한푼 없이 리마를 출발하였는데 4달러의 벌금을  내라고 하니… 너무 난감했는데 마침 옆에 있던 한국인이 대신 내 주었다. 이름도 모르지만 고마웠다. 고마웠습니다~~~

게이트 입구에서 쿠스코에서 보았던 한국인 단체여행객을 보았다. 아마도 같은 비행기를 타고 가리라. 시간이 되어 란칠레항공을 타고 1시 55분LA로 향했다. C의 남은 기간동안의 멋진 여행을 기원하며…  LA에 도착하니 8시30분.  두번째 수속이라 위치는 잘 알았다. 한국인 자원봉사자의 도움을 받으며 대한항공에서 티켓팅을 한 후 게이트 앞에서 기다렸다. 오후 1시 LA를 출발하여 서울로 향하였다.  대한항공에서 역사스페셜 운주사에 대하여 보여 주었다. 별자리와 관계가 있다는 .. 페루 뿐 아니라 우리나라도 수수께끼는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일깨워 주었다. 이상한 인연인 듯 했다.  시차관계로 서울에 도착하니 5월14일 일요일 오후 5시였다. 길다면 길지만 짧은 여정이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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