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Pashupatinath. 네팔 최고의 힌두교 성지로 꼽히는 사원으로 히말라야에서부터 시작되는 바그마티강 옆에 있는 오래된 사원이다. 이 곳에서
힌두교 의식으로 화장을 치르는 광경을 가깝게 볼 수 있다고 한다. 작열하는 태양 속에 도착한 유적지 입구에서 입장료를 사서 좁은 길을 걷노라니
바나나 잎으로 그릇을 만드는 여인네들.. 한적하게 오가는 네팔인들이 한가롭기만 하다. 사원에 들어가는 입구의 강가에는 아이들이 천진난만하게 놀고
있다. 흙탕물임에도 불구하고…
시바신을 위해 세워진 이 사원은 477년에 처음 지어졌으나 10세기경 파손되었고, 지금 건물은 말라 왕조때 다시 지어진 것이라고 한다. 인도 바라나시처럼 화장터가 있다고 하여 우리도 관심을 갖고 방문한 곳인데 강건너편에서 화장이 진행되고 있다. 우린 사원보다는 화장 과정을 유심히 관찰하였다. 이런 구경을 언제 또 하랴~
강건너 가트에는 이미 화장이 진행되고 있었다. 가트마다 한참 타고 있는 나무더미, 벌써 재만 남은 곳, 화장을 진행하는 사람은 하얀색 옷을 입고 의식에 따라 단계별로 나아간다. 이 와중에도 원숭이 떼들은 미친 듯이 뛰어다니고 가트 맞은 편에는 한가로이 소들이 거닐고 있다. 화장이 진행된 아래 강가에서는 아이들이 물장구치며 놀고 있는 곳. 生과 死가 아주 일상화 되어 있는 곳. 죽음의 마지막 흔적을 이 가트에서 한줌의 재로 남겨 바람에 실려 바그마티강에 뿌려져 이 세상과 하직을 한다.
우리로 치면 상주와 조문객들이 모두 남자다. 도대체 여자들은 어디에 있는 걸까? 이 의식 중에서 우는 사람을 보지 못하겠다. 우리나라는 죽은자 앞에서 오열하는 것이 망자를 보내는 예의라면, 이 곳은 달라도 너무 다르다. 그러나 강을 가로지르는 다리 사이로 윗쪽을 바라보니 한 무리의 여자들이 있다. 잠시후 시신이 배에 실려 온다. 이 가트로 옮겨지는 순간 여자들이 울기 시작한다. 아 이 곳에서도 망자를 보내는 것은 서러운 일인가 보다. 시신은 남자들의 손에 들려 정해진 가트로 이동이 된다. 그 사이 화장을 진행하는 사람은 좋은 나무를 쌓는다. 시신이 도착하고 상주인 듯한 3사람이 시신을 들고 나무 주위를 돌아 나무 위로 올려 놓는다. 의식이 진행되고 조문객들은 사원으로 향한다. 이제 여자들은 없다. 그 사이 의식을 진행하는 사람은 가루를 뿌린다. 글쎄~ 잘 타라는 것일까? 드디어 장작에 불이 붙는다. 이렇게 망자는 세상과 이별을 하나보다. 활활 불타 올라 육신은 간데 없이 마지막 장작까지 타오른다. 가트마다 사정이 틀린데 격식의 차이일까? 어떤 가트엔 장작이 거의 타들어 갈 때 작은 나무 막대기를 던진다. 우리로 치면 흙을 덮는 의식이랄까? 장작을 던지며 기도한다. 아마도 좋은 세상에서 더 나은 생을 살길 바라는 건 아닐는지..그리고 가트옆에 있는 물이 나오는 곳에 가서 한명씩 씻는다. 죽음의 냄새를 없애는 것일까? 아님 더욱 깨끗한 물로 망자에 대한 예의일까? 모든 장작이 타고 재만 남는다. 그 재를 의식 진행자는 기다란 막대를 이용하여 가차없이 강가에 밀어 넣는다. 조금씩 남은 장작까지도..
어떤 가트에선 상주(순전히 내 생각)쯤 되는 사람이 강가에 들어가 몸을 정갈히 닦는다. 그러나 그 물은 사실 깨끗하지 않다. 강물을 퍼서 가트를 깨끗이 닦아 낸다. 남아 있는 한줌의 재까지 강물속에 빨려 들어간다. 그리고 또 뭔가를 뿌린다. 한국적 사고의 나로서는 소금을 뿌리는 것일까 라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죽음의 냄새는 깨끗이 닦여 나간다.
또 다시 시신이 올테고..깨끗이 닦여진 가트는 또 다른 망자를 위한 의식이 치러질 것이다. 죽음의 의식은 살아 있는 자들의 마음이다.
열심히 의식을 구경하는 와중에 이곳 아이들이 천진난만하게 유혹한다. 사진을 찍어 줬더니 다들 몰려든다. 어쩜 표정이 밝은지…동생들을 거느리고 있는 조그만 여자 아이는 7살이나 되었을까: “Do you speak English?” 한다. 남동생이냐고 물어 봤던 아이는 여동생이다. 동생을 챙기는 언니의 마음이 갸륵하다. 사탕을 줬더니 가는 끝까지 우릴 따라 왔다. 정겨운 인사를 나누고 이별의 손짓으로 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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