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유적

[전남]담양 정자 둘러보기3

제로미의 2005. 3. 5. 18:15


  98년 11월 9일(월)

 

 

  운주사를 뒤로 하고 들어선 길은 정자 나들이를 하기에 제격이었다. 조선시대 문사들의 유유자적한 삶과 함께 풍류와 운치를 느낄 수 있는 그런 여행이다. 전남 담양엔 현실정치에서 뜻을 이루지 못하고 낙향한 옛 선비들이 세운 누각과 정자가 60여채나 된다. 국내 정자문화의 1번지로 불릴 정도이다. 국문학사에 빛나는 가사문학의 산실이 바로 이곳이 아니던가

 

  화순에서 광주로 오다 보니 물염정이란 표시판이 보인다. 물염정은 창랑적벽, 망미적벽으로 이어져 있는데 마치 여러폭의 병풍을 둘러쳐 놓은듯 하며 적벽 아래에는 물맑은 창랑천이 구비쳐 동복댐으로 흘러들고 있다. 늦은 가을이라 황량한 감이 없지 않지만 역시 정자는 절경에 자리잡고 있다. 물염정은 물염공 송정순이 관직을 그만두고 고향으로 가던중 경치가 좋아 띠집을 짓고 후에 외손인 금성나씨에게 물려준 것으로 경치가 좋다보니 많은 시인 묵객들이 다녀갔다. 정내에는 김인후, 이식, 권필등 선비들의 시문이 즐비하다.


                                                                                                                                           

                                                              <물염정>      

 

다음으로  마주한 곳은 "독수정" 담양 방향으로 가다 보니 표지판이 눈에 띈다. 여행철이 아니라 그런지 방문객은 우리 밖에 없었다. 한가로운 정자에 잠시 걸터 앉았다. 고려시대 건립  되었다고 하나 고건축에 대한 지식이 있는 것도 아니라 한바퀴 둘러 보고 다음 목적지인 소쇄원으로 발길을 옮겼다.

                                                                                      

얼마 안 가서 소쇄원 표지판이 우리를 안내 했고, 유홍준의 "나의 문화 유산 답사기"를
길잡이 삼아 곳곳을 감상하기 시작했다. 조광조가 기묘사화로 유배지에서 죽자 제자인
양산보가  자연과 함께 살기 위해 꾸민 정원이다. 쭉쭉 뻗은 대나무 숲속은 스피드 011
광고가 아니더라도 고요함 속에 청량함이 느껴진다. 계곡에 자리잡은 소쇄원은 자연을
거스리지 않고, 인공미가 아닌 자연미로 이루어진 자연과 합일되는 그런 정자이다.

 

둘러 보다 보니 주인이 차나 한잔 하라고 한다. 작은 방에 들어가 차 한잔씩 대접을 받으며 앞으로 다닐 정자들을 찾아 갈 수 있는 약도를 상세히 그려 준다. 이 지역사람 들이 그려준 약도로 하나도 놓치지 않고 돌아 보리라.

 

게임을 하나 하기로 했다. 5문제중 하나만 맞추면 우리가 이기는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우리가 지게 되어 이곳의 회원으로 가입한다는 조건이었다. 우린 4명인데 설마 한 문제도 못 맞추랴 싶어 하기로 했다.

 

  
                         

                                <독수정 앞에서>

 

처음 문제는 우리나라 국보 2호는? 아~~ 국보 1호와 보물1호는 알지만 2호는 도무지 알 수가 없다. 일등은 알아도 이등은 모른다더니 지금 우리가 그렇지 않은가? 가볍게 판정패! 국보 2호는 원각사지십층석탑.    

 


두번째 문제는 우리나라의 지폐는 앞면은 인물, 뒷면에는 건축물이 있는데 종류별 지폐의 건축물을 알아 맞히는 것이엇다. 매일 사용하는  지폐이건만 역시 앞면 인물은 잘 생각이 났으나 뒷면 건축물 까지는 알기가 싶지 않았다. 평소의 관찰력이 없음과 관심 없음이 이렇게 드러나는 순간이다. 4명이 머리를 맞대었으나 결국 2개는 성공했으 나  만원짜리는 실패하였다. 나중에 답을 보니 조금만 잘 연관시켰으면 잘 알 수 있었을 것을 ... 1천원짜리는 도산서원, 5천원짜리는 오죽헌, 1만원짜리는 경회루.

 

세번째 문제는 집이라는 뜻을 가진 한자 10개를 알아 맞추기다. 중국어를 전공한 K 덕분에 7~8개 까지는 갔으나 10개를 알아 맞추는것은 실패!

 

네번째는 옛 성현들은 4가지 꽃과 나무를 제일로 쳤는데 이 4가지는? 이 또한 3개만
성공하고 하는를 맞추지 못하였다. "매화, 국화, 대나무, 연꽃"  답이 많는지는 모르겠다.

 

다섯번째 문제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러나 우린 게임에서 졌다. 우리것에 우리의 관심이 어느 정도인가를 가늠할 수 있는 기회였다. 결국 문화유산 관련 회원으로 가입하고 회비를 냈다. 소쇄원에서는 소쇄원의 목판본을 하나씩 선물로 주었다.

 


 

 취가정과 환벽당을 찾아가는 길은 좁은 수로를 지나 그냥 지나치기 쉬운 고세 자리 잡고 있었다. 두 군데 다 찾아오는 사람들의 발길이 뜸했다. 취가정은 충장공 김덕령의 혼을 위로하고 그를 기리고자 후손인 김만식과 집안 사람들이 김덕령이 태어나고 자란 이 곳에 1890년에 세운 것으로 정자의 이름은 석주 권필의 꿈에 나타난 충장공의 취시가(醉時歌)에서 따온 것이라고 한다.


  비스듬한 비탈에 축대르 쌓고 지은 환벽당은 광주호 상류 충효 동쪽 높다란 언덕위에 자리 하고 있다.환벽당은 홍문관 교리, 나주 목사 등 13개 고을의 성주를 역임한 후 고향으로 돌 아온 사촌 김윤제(1501~1572)가 창건하고 육영에 힘쓰던 곳인데 송강 정철, 사하당 김성원 등이 대표적인 제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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