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테말라(2006)

[스크랩] 과테말라 오지여행

제로미의 2006. 8. 25. 12:17
[세계 오지 여행 3] 과테말라 - ‘영원한 봄의 땅’에서 사라진 문명

정글 속에 우뚝한 마야 피라미드와 활화산들

과테말라의 정글과 고산지대를 여행할 때면 종종 당신은 당신이 에덴동산에 와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영원한 봄의 땅’이라고도 불리는 과테말라는 마야인들의 후손인 여러 토속 인디오들과 그들의 풍요로운 문화로 유명한 나라다. 실제로 현재 이 곳에는 천백만 명의 마야인들의 후손인 인디오들이 살고 있으며, 이는 과테말라 총인구의 80%에 해당된다. 이들은 오늘날까지도 그들의 전통 복장을 입고 그들의 토속 언어와 민속 문화를 세습해 나가고 있다. 수천 곳에 이르는 마야 유적들과 마야 의식이 행해졌던 곳들은 아직도 깊은 정글 속에 숨어 우리들이 그들의 비밀을 발견하기를 기다리고 있다.

문화적으로나 자연 환경적으로 매우 다양하고 풍요로운 매력을 갖춘 중앙 아메리카에는 현재 에코투어리즘(eco-tourism)에 대한 관심들이 대단하다. 아름다운 산호초로 유명한 벨리즈와 매력적인 베이 아일랜드(Bay Island)로 관광객을 불러 모으는 온두라스는 에코투어리즘의 좋은 예가 될 것이다. 다양한 새들이나 바다 거북이를 관측하기 위해 코스타리카나 파나마로 향하는 많은 관광객들을 생각해보면 에코투어리즘이 현재 이 지역 트렌드임이 분명하다. 이러한 나라들에 절대로 뒤지지 않는 자연 환경과 문화유산을 보유한 과테말라는 마야 문명의 유산들과 드높은 화산을 가진 나라로 유명하다.

내가 처음으로 과테말라를 방문한 것은 1982년이다. 세계에서 고고학적 가치를 지닌 곳으로는 가장 아름답다고 여겨지며, 유네스코에 의해 1979년에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티칼(Tikal)을 한 시라도 빨리 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었다. 마침내 드높고 가파른 마야 피라미드 앞에 서자 경건한 마음마저 들었다. 여러 개의 피라미드들을 하나씩 정복해 나가기 위해 가파른 나무계단을 힘차게 올랐다. 거친 숨을 몰아쉬며 한참을 오른 후 피라미드 정상에 도착해 앉아 땀으로 흠뻑 젖은 옷을 말렸다.

끝없이 펼쳐진 정글과 그 깊은 정글 속으로 모습을 드러내 보이는 수백 년 전에 지은 역사적 건축물들이 한눈에 내려다보였다. 순간 화려한 깃털을 가진 열대 정글에 사는 새 한 마리가 내 앞으로 우아하게 날아올랐다. 또 멀리서 울려 퍼지는 하울러 원숭이(중남미에 서식하는 원숭이로 일명 ‘울부짖는 원숭이’라고 불림)의 울음소리가 마치 사자의 포효하는 소리처럼 들렸다.

사라진 문명

티칼 주변의 정글 속에는 아직도 발견되지 못한 수많은 마야 유적지들이 존재하며, 현재 많은 고고학자들과 탐험가들은 100여 년 전 그들의 선조들이 그래왔던 것처럼 정글 속을 헤매며 탐사를 계속해 나가고 있다. 티칼에 머무는 동안 마치 자연과 대화를 할 수 있을 만큼 자연과 가까워지는 느낌을 받을 것이며, 자연뿐만 아니라 그곳에 숨쉬고 있는 깊은 역사와 문화를 몸으로 느끼게 될 것이다. 특히 만약 티칼에 이른 아침 동이 틀 무렵 도착한다면 태양이 서서히 솟아오르며 빽빽한 나무들 사이로 피어오르는 아침 안개가 유적지들을 감싸기 때문에 그 신비한 느낌이 절정에 달할 것이다.

스페인 정복자들이 이곳을 발견하고 ‘신세계’라고 이름을 붙인 것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이곳은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문명의 발상지이자 풍요로운 문화의 보고다.

마야의 상류계급 사람들과 지식인들은 페텐(Peten)이라 불리는 깊은 정글 속에 티칼과 같은 놀라울 만큼 발전된 도시를 만들고 뛰어난 문명을 발전시키며 그곳에 약 4,000개의 건물을 세웠다. 이 건물들 중 아직도 많은 건물들이 탐사되지 않은 채로 남아 있다. 이 4,000여 개의 건물들은 주로 하늘에 제물을 바쳤던 제단들, 천체를 관측하며 천문학을 발전시키게 해 주었던 관측소들, 영웅들이 생과 사를 놓고 공놀이를 행했던 기묘한 스포츠 경기장 등이다.

정글 깊은 곳에 고립된 채 살던 마야인들은 독특한 건축 스타일과 조각, 과학들을 창조하고 발전시켰다. 그들은 천문학 분야에 있어서 뛰어난 지식을 가지고 있어서 월식이나 일식과 태양계의 움직임을 예측할 수 있는 정도에 이르렀다고 한다. 마야 문명이 모든 분야에서 절정에 이르렀을 때, 지구 반대편 유럽은 여전히 암흑의 시기였다. 당시 스페인에서 유럽의 황제 샤를마뉴(Charlemagne) 대제는 기독교 용사들을 이끌고 이슬람 세력인 무어인들에 대항했으며, 많은 유럽의 도시들은 그야말로 피로 얼룩진 아수라장이었다.

마야의 많은 도시들에서 마야인들이 사라진 것은 이 무렵이었다. 과테말라의 가장 주요한 마야 유적지는 티칼과, 11m에 이르는 마야 문명 전체에서 가장 높은 석상으로 유명한 키리구아(Qurigua)다. 8세기 페텐 정글의 마야인들은 정치적 동요와 불안정에 휩싸였다. 그 때부터 10세기까지 마야인들은 하나둘씩 그곳 정글을 떠나 고산 지대의 외딴 곳으로 숨어들었다. 그들에게 무슨 결정적 사건이 발생해서 그토록 위대했던 도시를 정글 속에 남겨둔 채 떠나버렸는지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인디오 시장과 아름다운 호수

고도 1,600m의 과테말라 고산지대에서는 마야인 후손을 만날 수 있다. 치치카스테낭고(Chichicastenango)라 불리는 마을은 과테말라에서 두번째로 큰 종족인 마야 키체 (Maya-Quiche)의 마을이다. ‘치치’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이 마을은 화려하고 생기있는 시장으로 유명하다. 일요일과 목요일에 열리는 이 시장에서 인디오들은 나무로 된 수공예품들과 손으로 직접 짠 편직물들을 판다.

1540년에 지은 그림같이 아름다운 산토 토마스 교회(Santo Tomas Church)는 이 지역 인디오들의 영혼을 달래 주는 곳이다. 몇몇 인디오들은 교회 정문 앞에서 코팔(Copal)이라고 불리는 송진으로 만든 향초를 태우며, 또 다른 인디오들은 교회 계단에 앉아 꽃과 야채들을 판다.

치치에서 2시간 차를 타고 꼬불꼬불한 산길을 넘어가면 파나하첼(Panajachel)에 도착한다. 정말 눈을 의심하게 할 만큼 아름다운 아티틀란 호수(Lake Atitlan)는 3개의 드높은 화산에 둘러싸여 마치 천국의 모습을 재현하고 있는 듯하다.

일요일에 파나하첼에서 배를 타고 호수를 가로질러 산티아고 데 아티틀란(Santiago de Atitlan)에 도착하면 이곳에서 열리는 시장을 둘러볼 수 있다. 추투힐(Tzutuhile)이라고 불리는 이곳 사람들은 그들의 전통을 자랑스럽게 여겨 여자들의 경우 전통 복장인 화려한 블라우스 위필(huipile)을 지금도 평상복으로 착용하며, 머리 주변으로 손으로 짠 화려한 색의 천을 동그랗게 두른다.

호수 주변에 위치한 마을 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마을은 산 안토니오 팔로포(San Antonio Palopo)다. 파나하첼에서 자전거를 타고 8km에 이르는 급경사를 힘들게 오르면 아티틀란 호수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보상(?)이 뒤따른다. 산 안토니오 마을의 이곳 저곳에서 인디오들이 베틀을 짜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화산 너머로 지는 석양이 호수에 반사되는 모습은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답다.

샌 프란스시스코 엘 알토(San Francisco el Alto)의 고요한 마을은 매주 금요일마다 장이 서는 날이면 좁고 가파른 골목 구석구석 노점상들이 가득 들어찬다. 시끄럽게 울어대는 돼지떼들과 소떼들 사이로 당신은 인디오들이 애완견이나 여러 종류의 가축을 팔며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식민지풍 매력을 지닌 안티구아

나는 큰 도시는 좋아하지 않는 편이다. 하지만 왜 안티구아(Antigua)가 과테말라에서 가장 인기 있는 도시일 수밖에 없는지 이해했다. 풍요로운 역사와 인상적인 건축물들로 가득 찬 이 식민지풍 마을은 정말로 한번은 방문해 봐야 하는 곳이 아닐까 싶다. 이곳은 1773년에 발생한 거대한 지진 때문에 수도를 과테말라시티로 옮기기 전까지 중앙아메리카에서 가장 중요한 도시였다.

1800년 중반 커피 농장과 관련 산업이 자리를 잡기 시작하면서 지진으로 파괴되었던 건물들이 다시 식민지풍으로 재건되기 시작했다. 오늘날 이러한 아름다운 유적들과 저택들에서 많은 문화적 행사들이 열리고 있다. 이곳의 자갈길을 따라 걷고 있노라면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오래 전 유럽의 도시를 거닐고 있는 것과 같은 느낌을 갖게 된다. 전 세계 각지에서 온 관광객들이 전통 복장을 입은 인디오들과 섞여 거닐고 있는 모습만이 이곳이 과테말라의 한 마을이라는 것을 말해준다.

수도인 과테말라시티는 안티구아에서 자동차로 단지 45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 과테말라시티에서 남쪽으로는 고도 2,352m의 파카야(Pacaya)가 자리 잡고 있는데, 과테말라에는 현재 34개의 활화산들이 존재한다. 최근에 용암이 분출하며 그 뜨거운 용암이 도시를 덮쳤던 흔적이 지금도 남아있다.

과테말라시티 외각으로 1시간이면 도착하는 등산로를 따라 2시간을 올라가면 활동이 활발했던 화산의 가장자리에 도착할 수 있다. 이곳은 지금도 작은 분출이 종종 일어나며 여전히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 화산을 오르는 일은 평생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거대한 치카발(Chicabal) 화산 또한 좋은 등반이 될 수 있는데, 만약 당신이 운이 좋다면 분화구 안에 아름다운 호수 근처에서 마야 의식이 거행되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만약 당신이 짧지만 정말 극도로 스릴 있는 탐험을 즐기고자 한다면 3,575m의 높이를 자랑하는 아티틀란 화산에 오르는 것도 좋은 선택일 것이다. 정상에 올라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아티틀란 호수의 환상적인 아름다움과 과테말라 서부 고산지대의 모습을 한눈에 내려다보게 될 것이다.

이때쯤이면 작가 올더스 헉슬리가 왜 아티틀란 호수를 가리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호수’라고 했는지, 또 무슨 이유로 내가 과테말라를 지난 20여 년 동안 계속해서 방문하고 또 방문하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 글·사진 알랭 베르디에

/ 번역 최재희


◈ 여행정보

비자

한국인은 무비자 입국. 비자 없이 3개월 체류 가능.

통화

과테말라의 통화는 케잘. 1케잘=145원.

호텔

다양한 가격대의 호텔들과 게스트하우스들이 있다.

기후

고산지대의 경우 일년 내내 15~25℃를 유지하며, 정글 주변 저지대는 25~30℃의 높은 온도와 습도가 계속된다. 6~10월 사이가 우기인데, 이 기간 동안 페텐 정글 주변에 모기들이 엄청나다.

시차

한국보다 15시간이 느리다.

전압

110 볼트.

음식

전형적인 음식은 검정콩으로 만든 페이스트와 밥, 바나나 튀김, 고기 등이다. 이 곳 아보카도는 그 맛이 일품이다. 캐러비안 베이 근처 리빙스턴에서는 훌륭한 해산물 요리를 맛볼 수 있으며, 과테말라산 맥주 맛도 뛰어나다. 무엇보다도 과테말라의 럼은 반드시 맛볼 것!

쇼핑

안티구와와 아티틀란은 커피 쇼핑으로 유명하며, 화려한 색상의 수제 편직물들과 관련 아이템들은 좋은 기념품이 될 것이다.

출처 : 조명래
글쓴이 : 야생초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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