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2000)

[페루]공항에서

제로미의 2005. 3. 6. 14:59

공항에서.....

떠나기 전날  회식에서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 개운치 못한 컨디션으로 출발일을 맞이했다.  어린이날 5월 5일!  오후1시 공항 신청사 2층 신한은행 앞에서 모두 만나서  티켓팅등 절차를 밟은 후 C에게서 들은 얘기!  페루에서 메일이 왔는데 이렇게 멀리 와서 나스카도 못가고 간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며 원하면 일정에 넣어 보도록 하겠다는….
우리는 모두 너무 좋아했다. 나스카도 갈 수 있다니… C가 열심히 세웠던 스케줄이 엉망이 되는 순간이었다. 스케줄은 우리의 손에 달린 것이 아니었다. 가 봐야 될 일이었다.

공항에서 우연찮게 C가 IMF이전 다녔던 학원의 선생님을 만났다. 페루사람 안토니오..    5년인가 7년만에 페루에 간다는 것이다. 온 가족이 환송을 나와 있었다. C는 발도 넓지..
떠나기전 안토니오에게 전화할까 하다가 바빠서 못했다는데 웬 인연으로 같은 비행기로 페루에 가게 되었다. 안토니오는 페루에서 대학을 나오고 한국에는 박사학위를 밟으러 왔다고 한다.  모처럼 가는 고국땅에 가져갈 짐이 많았나 보다. 짐을 부치고도 보따리 보따리가 많아 우리가 하나씩 들어주기로 했다. 

C는 아마존에도 가야 하므로 공항 약국에서 말라리아 약을 샀다.  한국통신에서 해외에서 전화할 수 있는 전화번호가 적힌 볼펜을 주었다. 그러나 페루는 없었다. 비행기 티켓에는 데이콤의 콜렉트콜 전화번호는 있던데.. 한국통신 홍보직원은 굳이 어딘가에 가서 자기네 전화번호가 적힌 안내서를 가져다 주었다. 그래 이왕이면 볼펜도 받았으니 한국통신 이용할께요… 라는 말을 남기며 입국장을 통과하였다. 면세점에서 필름(10통)을 사고 페루의 지인에게 드린다며 C는 신라면 1BOX를 가져 갈려고 했으나 잘못된 정보였는지 라면은 팔지 않았다. 김치, 김 등 한국음식을 마련하고 비행기에 올랐다.  

대한항공 서울 오후 3시 출발…. 정시에 비행기는 출발하였다. 비행기 안에서 페루관련 책을 다시 한번 보았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던가… 기내에 비치된 뚜르드몽드지와 드라마 한편, 영화 2편을 보며 LA까지의 10시간의 시간을 보냈다. 옆에 앉은 건축업을 한다는 아저씨는 가족을 만나기 위해 미국에 간다고 한다. 가족은 샌디에고에 살고 있다며 부인과 자녀자랑을 하며 사진도 보여 주었다. 먼저 미국에 가서 가족을 불러 들였는데 정작 본인은 한국에서 사업을 하고 있고, 부인은 박사과정 중이라고 하였다. 자녀들도 자랑할 만큼 잘 자랐다고 한다. 긴 여정에 잠시나마 대화를 나누었다. LA에 도착하였다. 시간이라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 이 곳은 5일 아침 10시였다. 중간에 날짜변경선을 지나긴 했지만 10시간에 걸쳐 온 이 곳이 아침 10시(-16시간). 

기내를 빠져 나오는데 여권을 들고 나가야 된다고 했다. 기내를 나오자 말자 검사를 하고 있었다. 무슨 연유인지는 모르나 기분은 상한다. 미국에 갈려면 비자를 발급 받아야 하는 대한민국이기 때문일까? 그 곳에는 노비자 손님은 따로 분류를 하고 있었다. 우리는 안토니오가 노비자였기 때문에 짐도 있고 다음 비행기 시간까지의 4시간 동안 별로 할 일도 없기 때문에 같이 행동하기로 하고 기다렸다. 기다리는 동안 장애인과 노인복지가 잘

되어 있다는 말은 들었지만 역시 미국은 미국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을 위한 전용 엘리베이터, 노인을 위한 휠체어가 미리 준비되어 우선적으로 맞이를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안토니오가 나왔으나 우리는 노비자가 아니라 같이 행동할 수가  없었다.  엄격하게 분리하는 모습이 왠지 처량했다.  

우리는 별도로 입국수속을 거친 후 미국땅을 밟았다. 란칠레항공을 찾아 건물 밖을 나가서 엘리베이터를 탔다가 다시 걸어 내려가고..  사실 같은 건물에 있었다.  아직 티켓팅이 진행되고 있지 않았다. 1시간 반은 기다려야 했다. 2층으로 올라가서 구경도 하고 책도 보았다.  티켓팅하는 곳에서 안토니오를 만났다. 란칠레는 짐을 하나 밖에 가지고 갈 수가 없다고 하여 우리 짐을 부치고 안토니오 짐을 들고 타기로 했다. 안토니오는 바로 다른 곳으로 갔다. 아마도 노비자인 사람은 이민국에서 철저히 감시를 하는 것 같다. 

우리는 란칠레항공을 탈 때는 안토니오의 짐을 들지 않아도 되겠거니 생각하였는데 그게 아니였다.  해당 게이트에 가서 기다리기로 하였다. 마침 대한항공 승객들이 탑승을 하고 있었다. 일주일 후 우리가 타고 갈 그 비행기리라. 기분이 이상했다. 마치 시간여행을 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5월5일 하루를 24시간이 아닌 몇배의 시간을 보내고 있었고 그 하루동안 한국과 미국 페루를 간다는 것. 그리고 일주일후 바로 이 시간에 우리가 다시 여기에서 대한항공을 타고 갈 것이라는 것이.. 우리가 대한항공을 타지 않고 기다리고 있으니 오히려 이상했나 보다.  비행기를 타지 않느냐고 오히려 물어 보았으니…우린 란칠레항공을 탈 거예요…  

 LA에서는 오후2시 출발이었다.  비행기 안에서 안토니오를 다시 만났다.  음료수 서비스를 받을 때 R이 잉카콜라가 유명하다고 하여 잉카콜라를 마셔 보았더니 뭐랄까 환타 맛?

우리 맛에 길들여져 있는 코카콜라 맛은 아니었다. 오후 2시10분에 이륙하여 5월6일 0시20분에 리마에 도착하였다.  LA와 리마는 2시간의 시차가 있어 한국과는 -14시간이었다.

결국 8시간 20분의 시간이 걸린 것이다.  한국에서 비행기 시간으로만 18시간 20분. 중간에 LA에서 4시간 보낸 것을 감안하면 24시간이나 걸려 페루에 도착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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