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2002)

[이집트]아스완

제로미의 2005. 3. 20. 15:02

아스완....누비아를 만나다.

 

2002년  5월2일(목)

 

아스완은 룩소르에서 남쪽으로 200km, 카이로에서는 982km, 인구 약 20만의 도시로 나일강의 동쪽에 위치해 있다. 나일 강을 따라 2km 정를 중심으로 아담하고 길쭉한 모양을 한 도시로 이집트 주요 도시 중 최남단에 위치해 있다. 우리는 전날 룩소르에서 기차를 이용해 3시간만에 도착하였다. 오전엔 아부심벨에 갔다가 2시경 아스완에 도착해 우선 점심부터 먹었다. 배를 타고 누비안 레스토랑엘 갔다.

 

원래 이 곳은 페루카라고 불리우는 하얀 돛의 범선 이 나일강 곳곳에 떠 있는 섬들을 관광하여 돌아 보기도 하고, 룩소르 까지 4~5일 동안 항해하기도 한다고 하는데 우린 이런 페루카가 아니라 잠시 강을 건너갈 수 있는 소형 배를 타고 레스토랑엘 갔다. 

 

강에는 페루카를 탄 관광객들을 여럿 볼 수 있었다. 점심이 준비되는 동안 살펴 본 주위 풍광은 파란 나일강과 이국적인 지형과 나무가 모처 럼 한가로움을 느끼게 한다. 

 

누비안 인은 검은색 피부로 이집트 다른 지역 사람들보다는 우리가 인식하고 있는 아프리카인인 듯 싶다. 예전에는 이 부근부터 남쪽으로 100km에 걸친 광대한 지역이 누바족이라는 흑인의 나라(누비아)였다고 한다. 매우 긍지가 높고 자신은 이집트인도 아니고 아프리카인도 아닌 누비아 사람이라고 말한다고 한다.

 

점심을 먹고 다시 배를 타고 강을 건너는데 나일미터를 보여준다고 한다. 고대 이집트인들은 매년 나일강의 범람을 기원하였으므로 나일강의 수위에 관심이 많았다. 나일강 수위의 측정은 일찍이 이집트 최초의 통일 왕조인 제1왕조부터 시작하였다고 한다. 나일강에 90계단의 계단이 만들어져 있고, 계단의 벽에 눈금을 새겨 넣은 것이다. 우리가 본 것은 그 중 하나겠지만 노련하게 배를 조종하여  볼 수 있도록 배려를 했다.

 

이집트의 건축물의 재료로 쓰인 돌은 아스완의 채석장에서 가져온 것이라고 한다. 이 돌은 나일강의 범람기에 선박을 이용하여 운반하였다고 한다.
 
아스완 마을 중심지에서 1km 남쪽으로 내려가면 다듬다가 내버려 둔 오벨리스크가 있어 고대의 돌 자르는 기술을 엿볼 수 있다. 그 방법으로는 우선 돌에 홈을 만들고 그곳에 나무 쐐기를 박는다. 다음에는 쐐기를 물로 적신다. 그러면 쐐기가 팽창해서 자연히 돌이갈라지게 된다. 갈라지는 면은 매끄럽 갈라진다.        

 

이 곳 현지 가이드가 열심히 설명을 해 준다. 이집트의 경우에도 그 지역 가이드가 관광객을 안내해 주게 되어 있다. 채석장에서 미완성 오벨리스크를 보자니 암반지대의 돌을 모양을 다듬어 엄청난 건축물을 보여준 고대 이집트인의 기술에 새삼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기자의 파리미다, 룩소르의 카르낙, 룩소 신전, 아부심벨 이 건축물들이 이러한 작업에 운반을 거쳐 그 자리에 있을 거라 생각하니 그 당시 모습을 상상하며 경탄을 금치 못하겠다.  

 

아스완 하이댐으로 향했다. 나일강은 매년 6월말 상류에 내린 엄청난 비 때 문에 정기적으로 범람했는데, 이 때 상류에서 쓸려온 유기질이 풍부한 검붉은 흙 케미가 범람이 끝난 후 그대로 침전되어 농토를 매우 비옥하게 하여 농작물이 잘 자라게 하고, 작물을 수확할 때까지 적당한 수분을 함유하고 있어 항상 풍년을 가져다 줘 풍부한 곡식창고의 역할을 하였다.

 

이집트 정부는 나일강의 범람이 현대화를 가로 막는 장애물로 여겨 댐을 건설하여 나일감의 범람을 막고 경작지를 30% 이상 늘려 인구증가에 따른 식량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다. 1902년 아스완 댐 건설, 1971년 아스완 하이 댐 건설을 했다. 나일강을 가로지르는 석괴 댐으로 약10억 달러의 경비가 들었고, 이 댐의 저수지인 나세르 호수의 총용적은 1,690억 ㎥이다. 이 댐 은 이집트의 엄청남 경제적 혜택을 제공하였으며, 해마다 발생하는 나일강 홍수를 사상 처음으로 통제하였다. 그러나 경제적인 혜택과 함께 나일강의 범람으로 비옥한 토지가 되었던 이 땅이 지금은 토질은 후퇴하고 있다고 하니 또 다른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아스완 댐에서 시내로 들어오는 중간 필레섬 안에 필레사원이 있다. 꼭 가 보고 싶었으나 우리의 짧은 일정에서는 저 멀리 보이는 모습으로 만족해야 했다. 밤 10시 비행기로 카이로로 가게 되어 있어 점심을 먹었던 누비안 레스토랑으로 다시 향했다. 저녁이 준비되는 동안 강이 내려다 보이는 야외에서 휴식을 취했다. 물담배를 피는 우리의 가이드를 보면서 점차 어두워지는 나일강의 일몰을 감상했다.

 

몸을 씻고 기도하는 이 곳 사람들을 보면서 넓다란 바위에 누워 있자니 저녁을 먹으러 오라고 한다. 이 곳이 더 좋은데.. 저녁을 먹고 나니 누비아인들이 공연을 한다. 전통음악과 춤, 노래를 듣고 있자니 우리도 함께 나오라고 한다. 레스토랑엔 우리만 있었는데 우리를 위해 공연도 해 주고 그 곳 전통춤도 함께 하자며 손을 끈다. 졸지에 몇몇이 나가서 같이 어울리며 이 곳 누비아에서 좋은 추억을 하나 간직하게 되었다. 비행기 시간에 맞추어 다시 공항으로 향했다. 오히려 카이로보다는 아스완공항이 더 현대적이고 깨끗한 듯 싶다.